미혼모의 임신과 출산 과정에서 간호를 제공한 산과와 신생아 파트 간호사의 경험
ⓒ 2023 Korean Society of Muscle and Joint Health
Abstract
This study explored obstetric and neonatal nurses’ nursing experience of pregnancy and childbirth in unmarried mothers.
In-depth interviews were conducted with 12 nurses working in obstetrics, gynecology, and neonatal departments in Seoul and Busan. The collected data were examined using qualitative content analysis.
A total of four categories and ten themes were derived. The four categories were “Feelings toward unmarried mothers,” “Difficulties faced when caring for unmarried mothers”, “Nursing moving forward together”, and “Strategies to improve care for unmarried mothers”.
To ensure that nurses can provide sufficient positive support and care when caring for unmarried mothers, healthcare workers must be provided with adequate education to improve their awareness and the services for unmarried mothers; in addition, interventions are needed to alleviate negative experiences and emotions when dealing with unmarried mothers.
Keywords:
Nurse, Unmarried mother, Pregnancy, Childbirth키워드:
간호사, 미혼모, 임신, 출산서 론
1. 연구의 필요성
오랜 기간 유교의 영향을 받은 한국 사회는 정상 가족 규범에 기반하여 전통적인 가족 구조의 규범에 속하지 않는 가족에 대해서는 편견과 차별적 태도, 구별 짓기 현상이 매우 심각하였다(Sung, Kim, Lee & Park, 2016; Park et al., 2017). 현대 산업사회의 급격한 변화에 따라 한부모 가족과 다문화 가족의 증가로 인한 가족의 형태와 기능에 대한 유연성이 증가하였고(Lee, 2017), 미혼모의 경우에도 과거에는 10대 청소년 미혼모가 많았다면, 최근 연령, 학력, 계층이 다양한 배경을 보이고 있고, 자발적 비혼과 양육을 선택하는 미혼모 또한 증가하였다(Lee, 2017; Song & Ryu, 2018). 그러나 우리 사회는 여전히 미혼여성의 임신과 출산에 대해 성적으로 문란한 것으로 간주하고 있으며(Tschida, 2016), 미혼모에 대해 ‘합법적이고 정당한 절차 없이 아기를 임신하거나 분만한 여성’으로 정의하고 있다(Song & Ryu, 2018). 이에 미혼모 가족은 동거, 이혼이나 사별 미혼모의 임신과 출산 과정에서 간호를 제공한 산과와 신생아 파트 간호사의 경험등 다른 이유로 인한 한부모 가족에 비해 더 많은 차별과 낙인을 경험하게 된다(Kim, 2015; Lee, 2017; Sung et al., 2016).
미혼모들은 원치 않거나 예기치 못한 상태에서의 임신으로 인한 충격과 두려움, 원가족과 친부의 거부에 따른 고립감 등으로 정서적으로 매우 취약한 상태에서(Kim, 2015) 미혼모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지원체계의 미비로 임신과 출산에 대한 갈등과 위기가 더욱 커진다(Lee, 2017; Sung et al., 2016; Yi & Kim, 2019). 또한, 미혼모 자신도 정상 가족 규범을 수용하고 있어 자신을 정상의 범주에서 벗어난 일탈자로 여기기 쉬운데 이때 차별과 배제의 경험은 미혼모들이 미혼 출산에 대해 스스로 일탈적 사건으로 각인 및 수용하는 계기가 된다(Jeoung & Lee, 2020). 이는 높은 수준의 우울과 자아존중감과 삶의 만족도 저하, 죄책감과 같은 부정적 영향으로 이어지게 되며(Jo et al., 2018; Manuel, Martinson, Bledsoe-Mansori, & Bellamy, 2012; Sung et al., 2016; Yi & Kim, 2019), 자녀에게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어(Kleiber & Dimidjian, 2014) 더 전문적이고 민감한 돌봄이 필요하다(Malmquist, Jonsson, Wikstrom, & Nieminen, 2019).
미혼모들은 심리적 혼란, 임신과 출산에 대한 정보 부족, 늦은 임신 사실 인지뿐만 아니라 미혼모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낙인에 대한 우려와 병원이 주는 심리적 위축감으로 의료서비스에 쉽게 접근하지 못해 모성과 태아의 건강이 위협받고 있다(Kim, 2015; Lim & Jo, 2018; Sung et al., 2016). 보건의료전문가들은 임신과 출산 과정에서의 건강, 영양, 보건 등에 대해 전문적 지식과 기술을 적용하는 과정에서 혼외 출산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결혼에 대한 고정관념으로 인한 부정적인 태도나 개인의 내적 갈등은 돌봄 제공 시 미혼모에게 전달되어 심리적 상처를 줄 수 있다(Jo & Jun, 2019; Sung et al., 2016). 미혼모들이 임신과 출산 과정에서 경험하는 심각한 스트레스와 우울, 불안, 두려움, 죄의식, 수치심, 차별과 배제가 보건의료전문가들의 부정적 인식과 차별 경험을 통해 더욱 강화되게 되며(Kim, 2015; Sung et al., 2016), 특히, 가장 많 이 접하게 되는 보건의료전문가인 간호사와의 상호작용 경험은 미혼모에게 심리사회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더욱이 미혼모들의 상황적 특성상 상대의 사소한 행동에도 차별인지 우연한 반응인지 갈등하게 되고(Jeoung & Lee, 2020), 차별적 대우와 무시당함을 더욱 크게 받아들일 수 있으므로 이들을 돌보는 간호사의 가치와 태도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Jo & Jun, 2019).
미혼모에 대한 간호사 및 보건의료전문가의 돌봄에 대한 선행연구(Kim, 2015; Lim & Jo, 2018; Sung et al., 2016)를 살펴보면, 미혼모들은 병원의 보건의료전문가들로부터 모성의 권리를 인정받지 못하는 차별과 부정적인 인식을 직접 경험하며, 개인적인 질문에 대한 대답 요구 및 자신의 신분 노출에 부주의 및 불친절한 의료서비스를 경험한다고 하였다. 그러나 이들 연구(Kim, 2015; Lim & Jo, 2018; Sung et al., 2016)는 미혼모들이 느끼는 보건의료전문가들의 미혼모에 대한 인식과 태도이므로 미혼모들의 일방적인 경험이나 관점에 근거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이와 같이 미혼모의 보건의료서비스 이용 경험과 관련한 연구들은 미혼모들이 당면한 어려움과 문제를 드러내는 데에만 집중되어왔고(Song & Ryu, 2018), 돌봄 제공자의 경험은 간과되어 왔다. 미혼모를 돌보는 산과와 신생아 파트 간호사를 대상으로 미혼모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연구는 1편(Jo, 2021)이 있으나 이는 질문지를 활용한 조사연구이므로 미혼모를 돌보는 간호사의 구체적이고 총체적인 경험을 확인한 연구는 없다. 따라서 미혼모의 임신과 출산 과정에 참여한 간호사의 경험을 파악하여 균형 잡힌 시각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Lim & Jo, 2018).
2. 연구목적
본 연구의 목적은 미혼모의 임신과 출산 과정에서 돌봄을 제공한 산과와 신생아실 간호사의 미혼모 간호 경험을 탐색하고자 함이다. 이에 구체적인 연구 문제는 “미혼모의 임신과 출산 과정에서 미혼모에게 돌봄을 제공한 경험과 미혼모 간호에 대한 인식은 어떠한가?”이다. 본 연구결과를 통해 간호사를 대상으로 미혼여성의 임신과 출산 시의 간호중재 개발의 기초자료를 제공하고자 한다.
연구방법
1. 연구설계
본 연구는 질적 내용 분석방법을 이용하여 미혼모의 임신과 출산 과정에 돌봄을 제공한 간호사의 간호 경험을 총체적으로 파악하기 위한 귀납적 연구이다. 질적 내용 분석은 탐구하고자 하는 사건을 참여자의 언어로 표현하고 포괄적으로 요약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므로 향후 교육 프로그램과 정책 개발의 근거자료를 제공하는 데 도움이 된다(Sandelowski, 2000).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질적 내용 분석을 통해 미혼모의 임신과 출산 과정에서 미혼모들이 가장 많이 접하는 보건의료전문가인 간호사의 경험과 관점을 총체적으로 확인하고자 한다.
2. 연구참여자
본 연구의 참여자 선정기준은 1년 이상 산과와 신생아 파트에서 근무하면서 미혼모의 임신과 분만, 산후 간호 또는 신생아 간호를 제공한 경험이 있는 간호사이다. 참여자 표출은 연구자가 서울과 부산 소재 2개 병원 간호부에 협조를 요청하여 모집한 연구참여 희망자로부터 눈덩이 표출을 실시하였다. 또한, 미혼모에 대한 간호사의 인식이 연령, 직위, 부서, 결혼 및 자녀 여부 등에 따라 차이가 있었던 선행연구(Jo, 2021) 결과를 고려하여 목적적 표본추출을 하여 총 12명을 모집하였다. 참여자의 일반적 특성은 Table 1과 같다.
3. 자료수집
자료수집은 IRB 승인을 받은 후 2018년 6월부터 11월까지 실시하였다. 면담은 참여자가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실시하였다. 참여자 중 10명은 각 1회, 2명은 2회씩 면담하여 총 면담 횟수는 14회였다. 1회 면담 시간은 평균 60분가량 소요되었다.
면담은 자유롭게 참여자의 경험을 표현할 수 있도록 비구조화된 질문 방식으로 진행하였으며, 연구자의 선입견을 배제하기 위해 연구자는 판단중지 기법을 실시하였다. 본 연구의 주요 질문은 ‘미혼모 간호 경험은 어떠한가?’와 ‘미혼모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개선방안은 무엇인가?’이다. “미혼모 또는 그 자녀를 보면 어떤 생각이 드십니까?” (도입질문)로 시작하여 “미혼모와 자녀를 간호하기 전의 미혼모와 자녀에 대한 인식은 어떠했습니까?” (전환질문), “미혼모와 자녀를 간호하였을 때의 경험은 무엇입니까?, “간호사로서 미혼모와 자녀를 위해 필요한 점은 무엇입니까?” (본 질문) 등의 주요 질문을 바탕으로 참여자가 편하게 말할 수 있도록 하고 경청하였다.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 중에 빠진 것이 있으면 말씀해주십시오” (마무리 질문)로 면담을 마무리하였다. 12번째 참여자의 면담 후 더 이상 새로운 의미진술이 발견되지 않아 자료수집을 종결하였다. 인터뷰는 일관성을 위해 연구자 중 한 사람이 진행하였으며, 참여자들이 충분히 생각한 후 경험에 대하여 이야기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경청하였다. 또한, 의문스러운 내용은 재질문하여 의미를 명확히 하였다. 면담 시작 전, 면담내용의 녹음에 대해 동의를 얻은 후 녹취하였으며, 자료의 신뢰성 확보를 위해 면담 후 2~3일 내에 면담내용을 그대로 필사하였다.
4. 자료분석
면담내용을 필사한 자료는 연구자가 반복적으로 듣고 읽었고, 의미의 내용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 일부 참여자에게 2차 면담을 실시하여 면담내용을 확인하였다.
본 연구의 자료분석은 Elo와 Kyngas (2008)의 질적 내용 분석 연구방법에 따라 대상자 모집 및 자료를 수집하는 준비단계, 내용분석방법으로 자료를 분석하는 조직화 단계, 분석 결과를 제시하고 보고 단계의 과정을 수행하였다. 첫째, 자료분석은 매회 인터뷰 종료 후에 연구보조원이 필사한 후 인터뷰를 진행한 연구자가 필사된 자료의 정확성을 확인하였다. 둘째, 필사본을 반복적으로 읽으면서 문장을 분석단위로 하여 연구의 주요 질문별로 의미 있는 진술들을 표시하여 주요 내용을 파악하였다. 셋째, 31개의 주제와 10개의 주제 모음으로 도출하였다. 전 과정에서 필사본을 정리하여 분석하였으며, 결과를 다음 자료수집에 활용함으로써 체계적이고 순환적으로 분석되도록 하였다.
5. 연구의 타당성 확보
본 연구결과의 타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Lincoln과 Guba (1985)가 제시한 평가 기준을 따랐다. 첫째 사실적 가치(truth value)를 확보하기 위해 면담 내용은 녹음하여 면담 직후에 필사하였으며, 참여자의 표현과 일치하는지 확인하였다. 면담 완료 후 최종 기술된 결과의 내용 검토를 허락한 2명의 참여자에게 인터뷰 내용이 잘 기술되어 있는지 확인하였다. 둘째, 적용성(applicability)을 위해 목적적 표본추출을 통해 선정기준에 부합하는 참여자를 선정하였다. 참여자의 일반적 특성을 제시하여 참여자와 연구 현장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자 하였으며, 참여자의 진술이 포화상태에 이를 때까지 자료를 수집하였다. 셋째, 일관성(consistency)은 연구자 1인이 자료수집 과정을 일관성 있게 수행하였고, 분석 과정을 미혼모에 대한 질적연구 경험이 있는 전문가에게 지속적인 자문을 받고 연구대상과 관련된 내용을 자세히 기록하였다. 마지막으로 중립성(neutrality)을 확보하기 위해 연구자의 편견과 가정을 배제하려고 노력하였으며, 자료분석과 연구결과 해석 시 의미가 불명확할 경우 참여자에게 다시 질문하여 참여자가 의도한 의미를 명확히 하였다.
6. 윤리적 고려
연구자는 자료수집에 앞서 C대학교 생명윤리위원회의 승인을 받았다(CUPIRB-2017-048). 연구자는 연구참여 전 연구의 목적과 방법, 면담 참여에 따른 위험과 이점, 비밀 보장에 대해 설명하였다. 원하지 않는 경우 면담을 중단하고, 면담 종료 후에도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으며, 이에 대한 불이익이 없음을 약속하였다. 개인정보는 최소한으로 수집하고 면담내용은 참여자의 동의를 얻어 녹음하였으며, 연구참여자의 신원을 알 수 있는 정보를 삭제하고 각 대상자의 고유번호를 부여한 녹음파일, 필사본은 연구자가 관리하여 타인이 접근할 수 없도록 하였다. 연구자는 감사의 의미로 연구참여자에게 소정의 사례비를 제공하였다.
7. 연구자 준비
본 연구자 중 1인은 산과 및 소아과 파트에서 약 8년간 근무하면서 미혼모와 미혼모의 자녀를 간호한 경험이 있다. 또한, 미혼모와 간호사, 간호대학생을 대상으로 미혼모와 의료인의 상호작용 경험과 미혼모에 대한 인식 등을 주제로 다수의 연구를 수행한 경험이 있고, 질적 내용 분석 연구를 2회 실시한 경험이 있다. 연구자들은 대학원과 학회에서 주관하는 질적연구 교육과 세미나, 학회에 다수 참석하였으며, 미혼모의 경험과 사회적 시선, 권리 찾기 등을 다룬 서적과 영화를 섭렵하였다. 또한, 연구자들은 자료수집과 분석 전 과정에서 지속적인 반성 과정을 통해 개인의 편견과 경험이 의미의 본질을 파악하는 데 방해하지 않도록 노력하였다.
연구결과
간호사의 미혼여성 임신과 출산 간호 경험과 관련하여 12명의 참여자로부터 추출한 주요 진술 375개 중 78개의 의미를 구성하였고, 이들 주요 진술에서 주의 깊게 구절과 문장을 확인한 후 유사한 내용을 통합하여 31개의 주제(themes)를 추출하였다. 주의 깊게 구절과 문장을 확인하여 유사한 내용을 통합하여 총 12개의 주제모음(theme clusters)과 4개의 범주(categories)를 도출하였다(Table 2).
범주 1. 미혼모를 대할 때 느끼는 감정
참여자들은 기혼여성들이 임신과 출산을 자랑스러워하고 드러내는 분위기 속에서 미혼모들은 임신을 숨기고 주변의 시선을 의식하는 현실에 의해 받는 상처가 마음이 쓰인다고 하였다. 자녀를 대할 때, 엄마의 선택으로 결정된 아이의 운명과 사랑받는 아이들 틈에 혼자 있는 아이가 애처롭고, 아이가 순탄하게 잘 성장하기를 바랐다. 또한 엄마와 아이만이 감당해야 하는 삶의 무게에 대해 속상함과 연민을 느꼈다.
엄마는 선택을 했지만 아기는 선택권이 없었다는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뭐 부정적이고 긍정적이고 이렇다하기 보다는 아기가 안쓰럽다? 안타깝다. 자기가 선택하지 않은 삶에서 그런 것을 가지고 성장하면서 계속 극복해야 하는 그런 과제 같은 느낌을··· 정상적인 가정이라면 경험하지 않아도 될 것을 경험하게 되니까···(참여자 10)
참여자들은 미혼모들이 피임을 잘하지 못한 것과 태동 인지, 생리 중단, 체형 변화와 같은 자각할 수 있는 여러 신체 변화가 있음에도 분만이 가까울 때까지 임신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것을 이해하기 어려웠다. 또한 반복되는 임신과 계속 바뀌는 남자친구, 낙태나 입양 결정에 신중하지 않은 태도에 실망하였다. 미혼모들이 임신을 인지하고도 술과 담배를 계속하고, 자신의 출산 기록과 병원비에만 관심을 갖고 태아에 대해서는 무관심함에 화가 났다. 또한, 국가지원금을 받기 위해 반복적으로 출산하고 자녀는 잘 케어하지 않는 일부 미혼모들을 보면서 전문가로서의 책임과 실망감으로 갈등하기도 하였고, 버려지거나 제대로 돌봄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낙태나 입양에 대해 부정적이었던 가치관과 신념이 흔들리는 것을 경험하였다.
환자한테 바로 물어보는 게 ‘술 담배 해요?’ 이거거든요. 그리고 ‘왜 안 갔어요?’ 저도 모르게 약간 혼내는 거죠. 이해를 해줘야 하는 입장이고 그래야 하는데 이해가 안가니까.··· (중략) 생리를 안 하면 임신이라는 생각이 들거고 태동이 느껴질텐데 술, 담배를 계속하고··· 아기가 너무 불쌍하고, 산모의 무책임한 태도에 화가 나고, 입양을 보내면서 아기보다는 자기 의료 기록, 돈 걱정··· 3년 동안 일하면서 한 번도 긍정적인 경험이 없었어요. 한 분도 없었어요!(참여자 8)
참여자들은 미혼모에 대해 부정적인 감정과 편견이 있었으나 나이가 들고, 자신이 출산과 양육을 경험하면서 지지체계 없이 혼자 양육해야 하는 미혼모의 어려움을 이해하게 되었다. 또한, 참여자들은 자신의 아이가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자신의 아이와 또래의 미혼모를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지게 되었으며, 자녀를 책임지는 미혼모들을 경험하면서 미혼모들에 대해 수용적인 태도로 변하였다.
처음에 사실 일을 할 때는 일하기에도 바쁘니까 그런 거에 관심이 없었어요. ‘어린데 또 사고 쳐서 저랬네.’ 이런 인식이었는데 지금은 여자만 손해보는 느낌이고. 분명히 둘이 좋아서 이렇게 했겠지만 근데 결국에 책임은 왜 여자가 혼자만 져야 하는지 그런 거에 대한 안타까움이 들었어요. 지금 이렇게 일을 하다보니까 더 그런 생각이 뭔가 많이 들어서 자기는, 본인 스스로는 얼마나 더 당황스럽고 이런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고.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변했던 것 같아요.(참여자 7)
범주 2. 미혼모 간호 시 마주하는 어려움
참여자들은 일반 기혼 산모와 달리 미혼모의 경우 자녀를 출산하고 양육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음을 경험하였다. 참여자들은 미혼모들이 파트너와 가족, 지인 등 주변으로부터 지지받지 못하고 심리적으로 불안하고 위축된 상태에서 출산과 양육 여부를 갈등하는 것을 지켜봐야 했다. 이때, 출산과 낙태, 양육과 입양의 갈림길에서 고민하는 미혼모에 대한 자신의 개입이 두 사람의 인생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건 아닌지에 대한 염려와 미혼모가 임신 유지나 양육을 포기한 경우, 한 번 더 설득해보지 못한 것에 대해 후회감이 든다고 하였다. 참여자들은 미혼모들은 분만 후 아기를 보지 않고 거부하고, 임신을 중단할 수 있는 시기가 아님에도 중단을 요구하는 등 수용할 수 없는 요구를 하면서 자신의 자녀를 거부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수유할 건지 물었을 때도 그렇고 대부분은 묻기 전에 먼저 알아서 차단해버리는 경우가 많았어요. 안보겠다고, 딱 낳자마자, 응 분만실에서 그런 식으로 인계가 오는 거죠. 그런 식으로. 분만을 하게 되면 아기 우는 것도 보고 안아보기도 하는데 안보겠다고 하고 그냥 데리고 가라고 이런 식으로 보니까.(참여자 4)
제가 개입을 해가지고··· 이게 그 분들의 인생을 모르잖아요. 나중에 제가 이게 좋게 흘러갔었으면 좋겠는데··· 그게 나중에 아니었으면 어떡하나 그런 것들도 조금 있고, 아닌 방향으로 가겠다 해가지고 하게 되면 이 산모보다도 이 뱃속에 있는 애기한테도 죄책감 같은 것들··· 제가 좀 더 설득을 했어야 했지 않은가, 적극적으로 말려야 했어야 하는 게 아닌가 주수가 큰 애기들은 그럴 때 있죠. 예, 힘들어요.(참여자 11)
참여자들은 미혼모들이 임신을 인지하지 못하거나 임신임을 알고 있어도 두려움과 부끄러움, 병원비에 대한 부담 등으로 산전 진찰을 잘 받지 않다가 분만이 임박한 상황이 되어서야 병원에 오는 경우가 많다고 하였다. 분만 진행 속도와 산모와 태아의 예후를 예측하기 위해 필요한 임신 횟수와 주수 및 산모와 태아의 건강 상태에 대한 정보가 없는 채로 급박하게 입원과 분만을 진행하여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우리 병원에 오는 미혼모는 주로 응급으로 오는 산모가 많아요. 다른 병원 응급실에서 몇 번 왔었거든요. 거기서 배가 아파서 갔는데 분만이니까 싣고 오는 거죠. 병원에서 구급차로. 그런 걸 보면 제 생각에는 산전 진찰은 그렇게 많이는 못하고 있는 것 같아요. EDC도 잘 모르고··· 첫 번째 임신인지 두 번째 임신인지에 따라서. Multi가 되면 급박하게 나오니까.(참여자 3)
참여자들은 보호자를 찾아야 하는 경우가 많았고, 자녀를 유기 및 잠적한 미혼모로 인해 사건보고서 작성, 경찰신고 등 행정업무 처리의 어려움을 겪은 경험이 있었다. 이에 보호자가 확실하지 않은 미혼모의 경우 탈원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간호를 해야 했다.
미혼모가 왔을 때 일단은 음··· 연고가 없이 오는 경우도 있으니까 그런 경우에는 뭐 부모를 찾아야 되고 그런 문제가 있기 때문에 그런 행정적인 문제가 어려웠고, 부모가 모르고 온 상태에는 딸에 대한 질책이 있으니까 그런 것을 봐야 되고···(참여자 5)
저희가 루트를 잘 안 빼요. 미혼모들이 오면 음 대부분이 Hb도 되게 낮고 영양적인 부분이 많이 안되다 보니까 루트도 꼽고 철분제도 맞고 이러는데 탈원 위험이 있어 보이는 사람들은 루트를 퇴원하는 날까지 꼽고 있거든요. 근데 그거를 빼고 가는 경우가 있어서 1층에서 옷을 다 갈아입고, 1층 화장실에서 이렇게 하고 가는 경우가 있던가. 원무과에서 사원보고서 내면 알아서 찾아가지고 하더라고요.(참여자 2)
참여자들은 출생증명서에 필요한 행정 절차뿐만 아니라 미혼모가 처해진 상황과 미혼모의 자녀 양육과 입양 결정에 따라 간호와 사회서비스 지원이 달라져 미혼모가 느끼기에 불편한 질문들을 할 수밖에 없다고 하였다. 또한 참여자들은 다른 산모들의 임신과 출산에 스스럼없이 축하의 마음을 전하나 미혼모의 경우 어떻게 대해야 할지 난감하여 필요한 질문만 하게 된다고 하였다.
분만실에서 산모를 대해야 할 때 어떻게 대해야 될 지 잘 모르겠는 거예요. 사전 지식도 별로 없고 이 사람에 대해서 파악되지 않은 상태에서 간호를 하다보니까 되게 조심스럽고, 조심해야 될 것 같고 비밀스럽고 그런 느낌이 커서··· 산모도 외롭게, 물론 동거인도 있기는 했지만 편하게 있지는 못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긴 했어요.(참여자 11)
범주 3. 함께 가는 간호
참여자들은 미혼모와 자녀의 인생이 걸린 중대한 사항이므로 임신과 출산의 과정에서의 결정을 재촉하지 않고 기다려주었으며, 조심스럽게 배려하였다. 참여자들은 미혼모인 사실에 대해 필수 인력 외에는 정보를 최대한 공유하지 않고, 외부와 개방되지 않은 상담실에서 상담을 실시하는 등 미혼모의 개인 정보 보호를 위해 주의를 기울였고 대상자가 자신을 동정하는 것으로 느끼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배려하였다. 또한 의료서비스 이용 시 경제적 부담 감소를 위해 노력하였다.
보채지 않죠, 왜냐하면 그 순간의 결정이 평생을 가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것은 본인들의 결정을 본인들이 신중하게 결정할 때까지 기다려주고···(참여자 2)
직원들끼리 인계를 하고 말은 하지만 철저하게 비밀 유지는 하죠··· 부서에서는 인계를 하지만 미혼모다, 뭐 이렇게 하는데. 연계된 부서 외에는 그렇게 할 필요가 없고, 안했던 것 같아요··· (중략) 조금 디테일하게 상담을 해야 하는 경우에는 제 방이 밀폐되어 있거든요. 문을 닫고 들어가서 방에서 하고···(참여자 9)
참여자들은 미혼모가 자립하여 자녀를 양육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취업, 사회서비스와 지원제도와 병원비 절감 방법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등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도 하였다.
낳고 난 뒤에 도움을 청하죠. 산모나 보호자가 와서, 어떻게 하냐고 하면 저희가 그런 기관들이 세 군데 정도 연결이 되어 있거든요. 간호부나 원무과도 그런 데에 연락을 해주고. 연결을 시켜주면 그쪽에서 분만비나 조리원비 지원해주고···(참여자 1)
옛날에 본 산모는 고등학교 3학년이었거든요. 그래서 걔가 엄마랑 같이 살면서 저를 찾아왔더라고요. 간호조무사 학원 다녀서 조무사 하고 다녀요. 제 생각에는 제가 이 길밖에 몰라서 그런지 그래도 안정적이고, 처음에 아기가 클 때는 삼교대 안 하는 외래에서 일하고 돈이 좀 더 들 때는 삼교대 하고 그래도 둘이서 밥은 먹고 살 수 있겠다는 생각을 제가 했죠.(참여자 6)
진료비도 너무 비싸고 하니까 보건소 가서 하라거나. 정 안되면 DC도 좀 해주고. 낳고 나면 실질적인 도움도 좀 줄 수 있으니까··· 병실도 다인실 써라 이런 것도 알려주고. 그 외에는 뭐 우리가 챙겨줄 수 있는 아기 옷이라든지, 싸개라든지, 기저귀라든지, 분유라든지. 이런 거는 살짝살짝 간호사들이 좀 더 챙겨주고 그런 거는 기억이 나요.(참여자 6)
범주 4. 미혼모 돌봄 개선 방안
참여자들은 양육 미혼모라 하더라도 임신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출산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지지체계가 약하여 산후 관리와 아기 돌봄에 대한 정보가 부족할 수 있다고 하였다. 산모와 신생아 케어에 대한 전문가의 방문간호 서비스를 통해 산후 케어와 신생아 돌봄 지원이 필요하며, 방문간호 시 원치 않는 임신의 재발을 막기 위한 구체적인 피임 교육도 필요하다고 하였다.
양육도 가르쳐주고 너무 아기를 데리고 왔는데도 안는 방법을 보면 엄마도 아직 그런 것 같아요. 임신이 준비된 상태에서 아기를 낳는 경우가 많지 않기 때문에 주위 분위기도 준비가 안됐기 때문에 얘를 서포트해 줄 수 있는 여력이 안 되는 거예요.···(중략) 피임교육도 해야 되고. 간호사들이 들어가야 할 것 같아요. 고등학생이었는데 둘째 낳았나? 셋째 낳고 했나? 우리 병원에 과장님이 피임 시술을 해줬는데, 너는 더 이상 임신하면 안 된다. 이 나이에 뭐하러 또 임신하노. 계속 피임 설명을 해줬거든. 근데 병원에서 피임을 하라 이런 설명이 좀 추상적이예요. 사실 그런 애들은 모르잖아요. 잘 모르니깐 또 임신이 되 오더라구요. 어떤 찾아가는 교육이 필요하다. 우리가 들어가야겠다 이 생각도 했다니깐요? 그래서 가정간호사가 저런 애들한테 들어가야겠다. 얘들 집에 가서 피임을 자세하게 가르쳐줘야 겠다는 생각을 했었어요.(참여자 12)
참여자들은 미혼 상태에서의 임신은 출산, 양육 결성과 상관없이 심리적 상처를 남길 수 있어 미혼모 자신과 자녀의 심리적 건강을 위해 전문적인 심리상담이 필요하다고 하였다.
저는 심리상담도 같이 해줬으면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어요. 분명히 임신 사실을 알고 있었던 사람도 마찬가지고 몰랐던 사람도 마찬가지고 임신이랑 출산이랑 되게 인생에서 큰 사건이라고 생각을 해요.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거를 마주했을 때 뭔가 후회, 여러 가지 감정들이 되게 많이 올 것 같고. 이런 거에 대해서 제대로 된 지지를 못 받게 되면 이게 뭔가 트라우마 같은 것처럼 남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런 게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이런 케어가 들어가게 되면 조금이라도 이 사람의 인생이, 살아가는데 조금 더 낫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해요.(참여자 7)
참여자들은 미혼모가 경제적 사정과 주위의 시선 등으로 산전 진찰을 잘 받기 어려우므로, 병원 방문 시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더욱 신경을 써야 하며, 따라서 의료인 대상으로 미혼모의 의료서비스 개선을 위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하였다.
산전 진찰 같은 경우에는 그런 사람들이 평일에 이렇게 시간을 내기도 좀 힘들거고 그렇다고 토요일에 오기도 다른 사람들이 남편들이랑 좀 많이 오고. 우리나라 산전 진찰이 참 많은 편이거든요. 그러다보면 좀 힘들어서 그렇게 일반, 정말 대우받는 산모들만큼은 못 한다고 보거든요.(참여자 6)
저는 요즘에는 자발적으로 미혼모가 되고 싶어서 된 사람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런 것에 대해서 너무 쉬쉬하다 보니까 너무 우리가 모르고 있는 것도 있고, 주위 사람들에게 미혼모에 어떤 서비스가 있고 의료인이 미혼모를 대할 때는 이런 점을 신경 써야 하고 하는 어쩌면 의료인에게 있어야 할 그 교육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어요.(참여자 12)
논 의
본 연구는 미혼모의 임신과 출산 과정에서 간호 경험을 탐색하기 위해 시행되었다. 총 12명의 간호사를 대상으로 인터뷰를 실시하였으며, 연구결과 총 4개의 범주, 12개의 주제모음이 포함되었다. 4개의 범주는 ‘미혼모를 대할 때 느끼는 감정’, ‘미혼모 간호 시 마주하는 어려움’, ‘함께 가는 간호’, ‘미혼모 돌봄 개선 방안’이었다.
첫째, 참여자들은 미혼모를 간호할 때 ‘미혼모와 자녀에 대한 연민’, ‘미혼모 자신과 자녀에 대한 무책임한 태도에 실망’, ‘시간의 흐름에 따른 수용’과 같은 다양한 감정을 경험하였다. 본 연구에서 간호사들은 미혼모와 자녀에 대한 연민을 가졌고, 한편으로는 미혼모의 무책임한 태도에 실망하게 되는 양가감정을 경험하였고, 부정적 경험이 반복되면서 미혼모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강화된다고 하였다. 이는 미혼모를 돌보는 의료진이 미혼모와 미혼모의 자녀에게 연민의 감정을 가졌더라도 의료현장에서 미혼모가 낙태와 입양을 선택하는 경험이 반복되면서 실망과 윤리적 갈등에 직면함에 따라 미혼모에 대한 고정관념이 강화될 수 있다고 보고한 선행연구(Kim, 2015)와 같은 맥락이다. 환자에 대한 간호 경험이 부정적일 경우 간호부담감이 가중되며, 소극적인 간호로 이어지게 되어 치료 결과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됨을 고려할 때(Kim & Han, 2020), 미혼모를 돌보는 간호사를 대상으로 긍정적인 간접 경험의 기회 제공이 필요하다고 사료된다. 또한 미혼모의 경우 아이의 친부와의 관계가 단절된 경우가 많고, 문란한 여성이라는 사회의 편견과 생계에 대한 위기감이 있는 상태에서 낙태와 입양을 먼저 고려하게 되는 상황적 특성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Sung, Kim, & Shin, 2015). 본 연구에서 간호사들은 나이, 경력, 출산과 자녀 양육 경험, 미혼모에 대한 긍정적인 경험 여부에 따라서 이들에 대한 이해와 수용 정도가 증가한다고 하였다. 그러나 간호사의 나이와 총 근무 경력이 많고, 결혼과 자녀가 있는 간호사들이 미혼모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이었으며(Jo, 2021), 연령이 높을수록 고정관념과 폐쇄적인 성 태도로 미혼모에 대한 사회적 거리감이 크다고 보고한 선행연구(Im, 2016) 결과가 있어 추후 이 차이가 간호사 개인의 미혼모에 대한 인식에 의한 것인지 또는 전문 직업인으로서의 인식 차이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두 번째, 참여자들은 미혼모 간호 시 마주하는 어려움으로 ‘당연하지 않은 출산과 양육’, ‘분만이 임박해서야 병원에 옴’, ‘연고를 찾아야 함’, ‘조심스러움’을 언급하였다. 간호사들은 다른 산모와 달리 축복받지 못한 임신과 출산 과정을 지켜봐야 하며,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 조심스럽고, 가족 갈등과 출산, 양육 선택 과정에 개입해야 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을 표현하였다. 또한 간호사들은 미혼모들이 산전 진찰을 잘 받지 않고, 분만이 임박할 때 내원하여 의료정보가 부족하며, 보호자, 자녀 양육 여부 및 지지체계 등에 대한 정보가 확실하지 않고, 탈원 가능성도 고려해야 하는 것에 어려움을 호소하였다. 선행연구에서 미혼모들은 병원비용 부담, 거주 지역 병원 방문 시 임신 사실 노출, 혼자 병원을 방문해야 하는 부담감 등으로 병원 방문을 꺼린다고 하였으며(Sung et al., 2015), 일반 산모에 비해 적절한 산전 관리가 미흡하고 출산이 임박한 상황에서야 응급실을 방문하여 병원은 응급상황을 우려하여 진료를 거부하는 경우가 있다고 보고한 선행연구(Kim, 2015) 결과와 유사한 맥락이다. 또한 간호사들의 의료서비스 제공에 필요한 절차적 질문에 대해 미혼모들은 혼인여부와 배우자의 존재를 추궁하여 드러낸다고 느껴 상호작용에서 어려움이 있으며(Lim & Jo, 2018; Sung et al., 2016), 미혼모 간호에서 신생아 유기 및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탈원하여 영아 유기 신고와 실종 신고를 해야 하는 어려움과 이로인해 인간적인 실망감과 분노를 느끼게 된다고 한 선행연구의 결과(Kim, 2015)와 일치한다. 본 연구결과에서는 간호사들이 위기 개입의 결과에 따른 불확실성, 가족의 갈등을 중재해야 하는 부담, 미혼모의 낙태나 입양 결정 시의 심리적 갈등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간호 시 소진되었던 경험들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전문성이 배제되고 대상자에 대한 부정적인 고정관념을 형성하기도 하므로(Jo & Claire, 2015) 간호사들의 심리적 소진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이 시급하다. 또한 산과 및 신생아 파트 간호사를 포함한 보건의료전문가를 대상으로 미혼모 간호와 관련한 간호부담감을 조사하는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세 번째, 함께 가는 간호는 ‘배려하는 돌봄’과 ‘자립을 위한 지지’로 도출되었다. 본 연구에서는 간호사들이 다른 산모와 동등하게 대하며, 드러나지 않게 챙겨주고, 미혼모의 프라이버시를 유지하기 위해 배려하였으며, 미혼모의 출산과 양육 선택을 신중하게 결정할 수 있도록 기다려주고 자립을 지원해주었다. 이는 선행연구(Kim, 2015, Lim & Jo, 2018)에서 일부 미혼모들이 진료 외에 필요한 의료지원 정보, 미혼모 시설과 입양기관 정보 제공, 경제적 자립에 대한 조언 등 실질적인 도움을 받았으며, 자신의 임신을 진심으로 축하해주고, 막연하고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받은 배려에 고마움을 느낀다고 한 결과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미혼모들은 의료서비스 이용 시 환자로서 권리를 존중받지 못하고 편견과 차별을 경험하였으며, 호기심의 대상이 되고 사생활과 개인정보를 보호받지 못하였다고 보고하였다(Kim, 2015; Lim & Jo, 2018; Sung et al., 2016). 따라서 간호사를 비롯한 의료진들은 환자 인수인계, 복지서비스 연계 및 행정 절차 문의 등의 업무 처리 시 대상자 정보 보호에 더욱 주의할 필요가 있으며, 과도한 관심과 배려는 의도와 달리 미혼모에게 낙인을 도드라지게 만들 수 있음을 주의할 필요가 있다(Jeoung & Lee, 2020).
마지막으로 참여자들은 미혼모 돌봄 개선 방안으로 ‘방문간호 서비스 활성화’, ‘심리상담 서비스 제공’, ‘의료인 대상 미혼모 의료서비스 개선 교육’을 제시하였다. 현재 국가에서는 2020년부터 ‘생애 초기 건강관리 시범사업’(Korea Health Promotion Institute, 2020)을 통해 영유아 전문간호사가 가정으로 방문하여 산모와 아기의 건강관리 및 양육 상담, 전문기관 및 지역 자원 복지서비스 연계 등 다양한 서비스 제공을 실시하고 있으며, 서울시에서는 2023년부터 출생 미신고 영아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위기임산부 통합지원사업’을 실시하고 있어 향후 지역사회와 병원과의 정보 연계 체계를 활성화하여 미혼모들은 불편한 개인정보를 요청받지 않고, 의료인들은 대상자의 정보를 정확히 파악하여 의료 및 양육의 사각지대의 발생을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Seoul Ministry of Gender Equality & Family Policy, 2023). 또한, 원치 않는 임신과 낙태, 입양과 유기의 반복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미혼모를 대상으로 가정방문 시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피임교육을 실시하고, 성과 가족계획에 대해 개방적인 대화를 할 수 있도록 성교육 지침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Diabelkova et al., 2023). 미혼모들은 지지체계가 없어 일반 산모들에 비해 스트레스와 우울감이 클 수 있고, 양육 미혼모의 경우 발달단계에 대한 지식과 위급상황에 대한 대처능력이 부족하여 양육에서 비롯되는 스트레스가 일반 산모에 비해 높을 수 있다(Kleiber & Dimidjian, 2014; Manuel et al., 2012; Jo et al., 2018; Yi & Kim, 2019). 또한, 입양을 결정한 미혼모들은 양육을 결정한 미혼모보다 번민, 후회, 자책과 같은 외상을 더 크게 경험할 수 있어(Song & Ryu, 2018) 미혼모들이 필요로 하는 구체적인 정보 제공과 내 · 외적 힘을 길러주기 위한 전문가 상담이 제공될 필요가 있다(Song & Ryu, 2018; Yi & Kim, 2019). 본 연구에서 간호사들은 의료진 대상으로 미혼모에 대한 의료서비스 개선을 위한 교육이 필요함을 언급하였다. 의료진들이 미혼모를 바라보는 시선이 부정적일 때 미혼모들은 산전 관리와 의료서비스를 제대로 받지 못하여 산모와 신생아의 신체 · 심리 · 사회 · 영적 건강에 위협이 될 수 있으므로(Lim & Jo, 2018; Sung et al., 2016) 미혼모에 대한 인식 개선 교육이 필요하다. 또한 미혼모들이 출산과 입양 및 양육 지원 관련 정보가 불충분하고(Sung et al., 2015), 선행연구에서 미혼모 시설과 연계한 병원의 경우 미혼모들에게 진료 외에 필요한 다양한 의료지원 정보와 같은 미혼모들이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고 보고한 연구결과(Kim, 2015)를 고려할 때 의료진 교육 시 지역사회 미혼모의 자립을 돕고 위기 상황을 잘 극복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 미혼모 시설 등에 대한 정보자원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Yi & Kim, 2019). 이에 따라 미혼모 응대 매뉴얼 개발과 미혼모가 되어 병원을 이용해 보는 체험 학습을 통한 이해가 미혼모 간호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결 론
본 연구는 실제 간호 현장에서 미혼모가 임신과 출산하는 과정에서 간호를 제공한 간호사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미혼모 간호 업무의 특성을 이해할 수 있으며, 미혼모 간호의 질을 증진시킬 수 있는 간호중재 개발에 기초자료를 제공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본 연구를 통해 나타난 간호사의 미혼여성의 임신과 출산 과정에서의 돌봄 경험은 ‘미혼모를 대할 때 느끼는 감정’, ‘미혼모 간호 시 마주하는 어려움’, ‘함께 가는 간호’, ‘미혼모 돌봄 개선 방안’의 4개의 범주로 도출되었다. 본 연구결과를 토대로 미혼모 간호에서의 간호사의 어려움을 확인하고, 미혼모의 행동적・심리적 특성 이해를 돕기 위한 프로그램 마련과 미혼모 돌봄 개선 전략을 개발하여 미혼모에 대한 간호의 질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본 연구는 여성병원 이상의 의료기관에서 근무 중인 간호사를 대상으로 하였다. 연구참여자 중 일부는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산과 및 소아과 근무 경력을 갖추고 있으나 현재 의원에서 근무하는 간호사를 포함하지 못하였다는 점에서 경험을 일반화하는데 제한점이 있다. 향후 다양한 의료기관에서 근무하는 간호사를 대상으로 연구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또한 본 연구결과에서 미혼여성을 간호하는 간호사의 역량 강화의 필요성이 드러났듯이 미혼여성에 대한 인식 개선과 미혼여성의 특성을 바탕으로 적절한 간호서비스 제공을 돕기 위한 프로그램 개발과 효과를 검증하는 연구를 제언한다.
Acknowledgments
본 연구는 2022학년도 부산가톨릭대학교 교내학술연구비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음.
This study was a supported by research fund of Catholic University of Pusan in 2022.
CONFLICTS OF INTEREST
The authors declared no conflicts of inter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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